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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을 위한 법 이야기

제목 형사미성년자와 청소년
작성자 한국법교육센터 작성일 2014-12-19 13:19:08

[형사미성년자와 청소년]

 

 

   얼마 전, 13세의 어린 소년이 부모 대신 자신을 키워 준 고모가 게임을 너무 많이 한다고 야단치자 고모를 살해하고, 범행의 목격자인 동생마저 살해하려 했었던 사건이 있었습니다. 만약 이 소년이 만 14세에 도달했다면 살인에 대한 형사책임을 지게 되지만 현재 이 소년은 만 13세로 형사미성년자에 해당하여 형사책임은 지지 않습니다. 물론 이 소년은 만 14세는 되지 않아 형사미성년자이지만, 소년법 제4조 제1항에서 규정하고 있는 촉법소년에 해당되어 형사처벌이 아닌 보호처분을 받게 됩니다.

  여기서 촉법소년이란 소년법상의 개념으로 형벌 법령에 저촉되는 행위를 한 만 10세 이상 14세 미만의 소년을 의미합니다. 또한, 소년법은 만 14세 이상 만 19세 미만인 죄를 범한 소년은 범죄소년’, 아직 형벌 법령에 저촉되는 행위를 한 것은 아니지만 집단적으로 몰려다니면서 주변사람들에게 불안감을 조성하는 성벽(굳어진 성질이나 버릇)이 있거나, 정당한 이유 없이 가출을 하거나 술을 마시고 소란을 피우거나 유해한 환경에 접하는 성벽이 있는 만 10세 이상의 소년은 우범소년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촉법소년우범소년은 형벌을 부과할 수 없고 보호처분을 내릴 수는 있는데요, 이는 반사회성이 있는 소년에 대해 그가 처한 환경을 조정하고 그의 성행을 바로잡기 위해 내리는 처분입니다.

   즉, 소년법상 촉법소년이 형법상 살인죄를 저지른 경우 사형,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해지는 것이 아니라 소년법상 보호처분으로 감호위탁, 수강명령, 사회봉사명령, 장기 또는 단기의 보호관찰, 의료보호시설에의 위탁, 소년원 송치 등의 처분을 받게 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과연 이렇게 형법상 형사미성년자 규정과 소년법상 범죄소년’, ‘촉법소년’, ‘우범소년의 규정을 둔 이유는 무엇일까요

  우선 형사미성년자는 형법에서 일정연령에 미달하는 사람의 책임능력을 처음부터 부정하기로 한 사람을 말합니다. 그런데 만약 만 14세 미만이지만 조숙하여 성인과 유사한 정도의 판단능력을 가지고 있다면 어떻게 될까요? 그런 사람에게는 형사처벌이 가능한 것일까요그렇지 않습니다. 개별적으로 같은 연령인데 누구는 조숙하고 누구는 그렇지 않으니 전자는 형사처벌, 후자는 보호처분으로 그친다면 일관된 기준을 적용한다 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우리 헌법재판소의 헌재 2003. 9. 25. 2002헌마925 사건에서 인간의 능력은 점진적으로 발달하고 개인차이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입법자가 이 사건 법률조항에서 형사미성년자를 14세를 기준으로 획일적인 구분을 한 것은 실질에 부합하지 않는 경우가 있을 수 있겠지만, 법률관계의 안정과 객관성을 위한 부득이한 조치라고 할 것이다.” 라고 하여 일관된 기준을 적용할 수밖에 없음을 판시한 바 있습니다.

   그러면 여기서 여러분은 다음과 같은 의문을 가지게 될 것입니다.

사람을 죽였는데, 그것도 키워준 부모와 다를 바 없는 고모를 죽였는데도 징역이나 사형이 아니라 소년원에 가거나 보호관찰 또는 시설 등에 위탁되는 정도에 그친다는 건 너무한 것 아닌가요?” 사건을 은폐하려고 동생까지 죽이려 했다는 건 도저히 어린 아이로 생각할 수 없는 부분인 것 아닌가요?” 형사미성년자들이 심각한 범죄를 저지르는 경우도 많은데 연령을 하향 조정해야 하는 건 아닌가요? 

  물론 여러분이 가진 의문들과 같은 의문은 다수 국민들도 함께 갖는 의문들입니다. 위 사건 뿐만 아니라 올해 8월에는 만 13세의 소년이 차량을 절도, 운전하여 시내를 돌아다니다가 검문에 걸리자 달아나 무려 80km가량 이동하다가 공포탄까지 쏜 경찰에게 붙잡힌 사건도 있었고, 작년 8월에 밝혀진 바에 의하면 1년 동안 절도 및 강도행위를 30번 이상하여 총 2000만원 정도에 달하는 범죄 피해액을 발생시킨 소년도 만 13세의 형사미성년자였습니다. 또한 20119월에는 중학교 1학년인 여학생을 같은 학교에 재학 중인 동급생 및 2학년 선배 학생들이 집단성폭행 한 후 동영상을 촬영하고 이를 인터넷에 올리기까지 한 사건도 있었습니다.

  이렇게 청소년 범죄가 점차 성인들의 그것과 다를 바 없는 지경에까지 이르게 되자 점차 더 많은 국민들이 위와 같은 의문을 가지게 되었고 결국은 형사미성년자의 연령을 하향조정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하는 목소리 또한 높아지게 된 것입니다. 게다가 해외의 형사미성년자 관련 규정을 살펴보면 프랑스, 캐나다, 네덜란드 등 총 35개 국가에서 만 12~13세 미만을 형사미성년자로 규정한 것을 확인할 수 있고, 영국, 호주, 뉴질랜드 등 총 20개 국가에서는 만 10~11세 미만을, 미국, 태국, 싱가포르 등 총 48개 국가에서는 만 7~9세 미만을 형사미성년자로 규정한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물론 독일, 일본, 러시아, 스웨덴, 노르웨이 등 총 62개 국가는 우리나라와 같은 만 14세 미만을 형사미성년자로 규정하고 있고 만 18세 미만을 형사미성년자로 규정한 국가도 벨기에, 룩셈부르크를 포함하여 5개국 정도 됩니다 이에 따르면 결국 세계 각국에서도 만 14세보다 낮은 형사미성년자 연령을 규정한 경우가 많아 형사미성년자 연령 하향 조정 쪽에 무게를 실어야 한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우리 헌법재판소의 판결은 이와 좀 상반된 견해를 보이고 있는데요. 앞서 잠시 판결의 일부를 소개했던 헌재 2003. 9. 25. 2002헌마925 사건의 판결의 결정요지에 따르면 형법 제9조는, 육체적·정신적으로 미성숙한 소년의 경우 사물의 변별능력과 그 변별에 따른 행동통제능력이 없기 때문에 그 행위에 대한 비난가능성이 없고, 나아가 형사정책적으로 어린 아이들은 교육적 조치에 의한 개선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형벌 이외의 수단에 의존하는 것이 적당하다는 고려에 입각한 것이다. 그리고 일정한 정신적 성숙의 정도와 사물의 변별능력이나 행동통제능력의 존부·정도를 각 개인마다 판단·추정하는 것은 곤란하고 부적절하므로 일정한 연령을 기준으로 하여 일률적으로 형사책임연령을 정한 것은 합리적인 방법으로 보인다. 형사책임이 면제되는 소년의 연령을 몇 세로 할 것인가의 문제는 현저하게 불합리하고 불공정한 것이 아닌 한 입법자의 재량에 속하는 것인바, 형사미성년자의 연령을 너무 낮게 규정하거나 연령 한계를 없앤다면 책임의 개념은 무의미하게 되고, 14세 미만이라는 연령기준은 다른 국가들의 입법례에 비추어 보더라도 지나치게 높다고 할 수 없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 사건 법률조항은 입법자의 합리적인 재량의 범위를 벗어난 것으로 보기 어려우며......(이하 생략)“ 라고 판시하여 만 14세라는 형사미성년자의 연령 규정이 위헌이라고 할 수 없다는 다수의견을 내 놓은 바 있습니다.

 

청소년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나요?

1953년에 제정된 이후 지금까지 형사미성년자 연령이 규정된 형법 제9조는 단 한번도 개정된 적이 없습니다.

과연, 사회의 발달과 그에 따른 청소년들의 정신적, 육체적 성숙 정도 등을 반영하고 세계 각국 다수의 사례를 들어 형사미성년자 연령 하향 조정이 필요한 것일까요?

아니면 아직은 미성숙한 소년의 사물변별능력 및 행동통제능력을 고려하여 만 14세 미만이라는 형사미성년자 규정을 유지하는 것이 좋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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